본문 바로가기
방구석 여행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다

by A.M Muse 2021. 4. 16.

 

 

모씨라는 앱을 알고 있나요?

 

처음에는 이 앱이 굉장히 감성을 자극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모씨라는 앱은 익명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공개적으로 쓰고 표현 할 수 있는 어플입니다.

그렇다면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것을 아무도 모르게 말할 수 있고, 어떤 이는 공감하며 위로하고 격려 할 수 있는 어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예전에 이 어플을 사용하면서 그런 나의 상상은 완전히 깨졌습니다.

퇴폐적이면서, 이성을 갈망하고, 개인주의 적 공감대가 없다면 쉽게 사람을 버릴 수도 있더라구요.

그것이 인간의 본능을 보여주는 아주 좋은 현상이긴 하지만 나의 감성을 깨는 것도 아주 쉬웠습니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가끔 서로에게 아주 좋은 말들로 위로도 되고 몇일 동안 메시지를 주고 받으면서 지낸 사람들도 있습니다.

 

때론 이유없이 답장이 오지않아도 내가 뭘 잘못해서 오지 않는거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여기는 그냥 이런 곳이라는 보편성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이 앱을 즐길 수 있는 방법 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식적이지 못하고, 죄책감 없고, 소위 싸가지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 때문에 앱을 사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다가 문뜩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한번 접속을 해보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여전히 그랬습니다.

 

나는 그 어플의 여전히 그런 모습을 한 번 즐겨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한 메모에 답장을 달다가 나의 감정이 튀어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냥 스스로 감성적이 된 것입니다. ㅎㅎㅎㅎ

그 사람의 글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주고 받은 메시지를 순서대로 한번 써보겠습니다.

 

 

모씨: 하리보 곰돌이랑 트롤리 곰돌이랑 맛이 다르넹 ㅋㅋ

나: 유럽곰이랑 미국곰이랑 맛이 다르죠

 

모씨: 하리보가 더 맛나

나: 젤리 명품 하리보

 

모씨: 질리지 않는 마약

나: 중독 됩니다 그거

 

모씨: 그리서 트롤리 올인원 새로운 맛으로 사본 ㅎㅎㅎ....

나: 그래도 다시 하리보 먹을 꺼면서...

 

모씨: 맞아요 ㅋㅋㅋ 다먹으면..ㅎㅎㅎ

나: 그런 사람이 되고 싶네요 뒤돌아보면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

 

 

약간 미쳤나? 싶기도 했습니다.

아마 마지막 답장을 달기 전에 나의 상황이 그런 기분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진심이었습니다.

중독성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냥 나의 생각을 다시 감정적으로 떠올리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성공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동진 영화 평론가의 별점 중에 3.5점 부터는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별점 5점을 주는 영화를 그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자리를 떠나기 싫은 영화. "먼저 가"라고 말하게 되는 영화.

그러나 별점 5개를 받기란 쉽지 않습니다.

 

별점 5개 짜리 사람이 되고 싶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것입니다.

모씨가 좋다는게 아니라 ㅋㅋㅋ

 

무 감각으로 보내던 날들 중에 이렇게 감성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것이 기분이 좋아 글을 남겨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