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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여행

여행을 가지 못하는 사람들의 특징

by A.M Muse 2020. 3. 18.

 

 

rasardina, AGFA Vista 200

 

내가 여행을 제일 처음 시작한 것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원 1차를 다닐 때다.

학부를 다니면서 여행이라고는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대학생활이 너무 재밌었고, 사람들 만나는 것이 너무 즐거웠던 때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약간의 야망(?)이 있어서 그런지 목표를 세우고 업적을 만들기를 원했다.

나의 가장 친한 친구는 여행을 좋아했다.

혼자 여행을 다니면서 일본어도 배우고 영어도 배웠다.

그런데 그 친구를 부럽다 생각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대학원 입학을 하고 중간고사를 보기 전 그 친구가 나에게 제안을 했다.

중간고사 끝나고 일본 여행을 가자고 한 것이다.

“수업 있는데 어떻게 가.”

 

그런데 그 친구의 대답이 정답이었다.

“야. 수업 한 번씩 더 듣는다고 네가 A+ 받을 것 같아?”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그 학기에 모든 과목을 여행 덕분에 1번씩 다 결석했지만,A+를 꽤 받았다.

 

rasardina, AGFA Vista 200

 

그 친구의 정답을 듣고 일본 여행을 고민하던 중에 나에게 돈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돈이 없는 고민을 말하자, 자신도 누나에게 돈을 빌려서 가는 거라고 말했다.

나의 핑계는 이제 돈이었다.

 

그 핑계를 듣자 내 친구는 또 정답을 이야기했다.

“여행은 갈 수 있을 때 돈을 꿔서라도 가야 해. 너 이렇게 핑계 대면 평생 여행 가나 보자.”

 

삐진 건지 화가 난 건지 나에게 그렇게 말한 친구 말을 듣고, 그래도 친하다고 생각한 그 친구를 믿고 부모님에게 손을 벌려 140만원을 빌렸다.

아니지, 흔쾌히 나에게 다녀오라고 보내주셨다.

우리 집은 풍족한 집이 아니었고, 집안 사정을 잘 알고 있던 터라. 너무 죄송했다.

그리고 이렇게 보내주신 것에 감사해서 후회 없이 즐기고 오겠노라고, 일본 여행을 준비해서 오사카, 교토, 고베의 일주일간 여행 계획을 준비해서 다녀왔다.

 

 

Canon Ae-1, Potra 400

 

친구가 여행 계획을 세우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고 나에게 하나하나 물어봐주는 것이, 그때는 "그냥 니가 알아서 해."라고 말했지만 나의 제주도 여행의 시작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 첫 번째 일본 여행 준비가 나의 제주도 여행을 준비하는데 너무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일본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그 친구는 나에게 말했다.

“둘이 하는 여행도 너무 좋았어. 너도 혼자 여행을 가봐.”

 

나는 해외여행은 좀 겁이 났다.

그 친구는 영어도 잘하고 일본어도 잘하는데, 그때 나는 영어를 너무 못 했기 때문이다.

 

Canon Ae-1, Potra 160

 

그래서 혼자 여행지로 결정한 곳이 제주도였다.

예산을 짜고, 일정과 숙박할 곳들을 정리해서 표로 만들었다.

아예 하루 일정을 시간별로 나눠서 갈 곳들을 정리했다.

렌터카를 예약하고 모든 것이 계획대로 다 되었다.

 

나의 첫 번째 제주도 여행은 이 계획대로 움직였다.

그런데 사실 제주도는 그럴 필요가 없다.

혼자 하는 여행이고,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갈 수 있는 여행인데...

 

나의 두 번째 제주도 여행은 일정과 숙소 없이 렌트만 했고, 가고 싶은 곳을 다녔다.

세 번째 여행은 자전거, 도보로 여행했고, 네 번째, 다섯 번째,

그렇게 나는 41번의 제주도 여행을 했다.

 

여행을 떠나고 싶은 여러분들은 너무 고민하지 마시고,

무작정 계획을 세우세요.

계획 세우는 방법은 제가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특히 제주도라면 더더욱이요.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낄 수 있는 것이 여행이니까요.